축구 선수라는 꿈이 있었지만 피치 못한 사정으로 그 꿈을 접게 됐다. 하지만 축구가 여전히 좋았고 축구에 대한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마침 친형이 부산 아이파크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부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부산을 응원하는 또 하나의 팬이 탄생했다.

평범한 대학생인 이유빈(20) 씨의 이야기다. 벌써 5년째 부산을 응원하고 있다는 이 씨는 자신의 고향을 연고로 하는 부산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부산 유소년 팀 입단을 목표로 축구 선수를 준비했을 정도다.

그가 기억하는 부산의 첫 모습은 어땠을까. 사실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이 씨는 “첫 부산 경기를 접한 게 2015년이었는데 하필 플레이오프 수원FC전이었다. 강등이 확정되는 모습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라고 밝혔다. 이미 대우 로얄즈 시절의 명성을 알고 있었기에 부산의 강등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엠블럼 위에 박혀있던 별을 모두 떼어내고 K리그2 소속이 되었지만 이 씨는 꾸준히 부산을 응원했다. “팀 상황이 어렵다고 떠나면 진정한 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이 씨는 “첫 기억은 좋지 않았지만 반드시 승격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홈경기를 갈 때마다 선수들에게서 간절함이 보였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승격은 쉽지 않았다. 매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지면서 K리그1 승격에 실패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2017년 상주 상무전이었다. 이 씨는 “솔직히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FC서울은 힘든 상대였다. 하지만 상주는 할 만했다. 승부차기에서 패배했을 때가 정말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부산에 힘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2019시즌 부산 미니 프런트에 합류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응원했다. 이 씨는 “정말 하고 싶었던 미니 프런트였다. 부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어서 기뻤다”라고 웃었다.

응원이 선수단에 전달된 덕일까. 부산은 지난 12월 8일 경남FC를 1, 2차전 합계 2-0으로 물리치고 5년 만에 K리그1 승격을 확정 지었다. 이 씨에겐 이보다 기쁠 수가 없었다. 줄곧 K리그2에서 뛰던 부산만 봐왔기에 K리그1 승격은 꿈만 같았다. 이 씨는 “호물로의 PK 골이 터지는 순간 확신했다. 박종우를 가장 좋아하지만 그때만큼은 호물로가 최고였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씨는 오는 3월,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육군에 입대한다. 예전처럼 홈경기에 자주 갈 수는 없지만 멀리서 부산을 응원하겠다고 한다. “입대 전에 K리그1 승격을 지켜봐서 기쁘다”라는 이 씨는 “부산에 바라는 점이 있다. 앞으로 쭉 K리그1에 잔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성장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가는 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