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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흥정' 시장 원칙 따라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1-06-29 / 조회 : 1277

[기자석] ‘안정환 흥정’ 시장 원칙 따라야
 90년대 중반 네덜란드의 아약스 암스테르담 구단은 유럽 축구를 주름잡았다. 지금이야 이름없는 구단으로 전락했지만 당시 아약스는 유럽 축구의 '큰손'으로 행세했다. 재능있는 선수를 발굴해 스타로 키워낸 뒤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수출하는 게 아약스의 주수입원이었다. 역대 한국프로축구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통하는 라데(독일 베르더 브레멘)도 잠시 아약스에 적을 뒀을 만큼 그들의 장사수완은 대단했다.
 아약스의 철학은 '구단의 가장 큰 재산은 선수'라는 것. 물론 유럽 축구판의 '봉이 김선달'로 불릴 정도로 네덜란드인 특유의 장삿속 때문에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이렇다할 돈줄이 없는 프로구단으로선 선수를 팔아 살림을 꾸리는 게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럼 국내 프로구단의 사정은 어떤가. 대기업 또는 공기업이란 든든한 돈줄을 잡고 있는 국내 구단들은 형식상 모기업의 계열사로 등록돼있다. 하지만 매년 7,80억원씩을 까먹으면서도 벌어들이는 돈은 몇억원에 불과한 현실이다.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따른다면 깡통을 찼어도 진작 찼을 부실덩어리다. 그런데 자산을 팔고 싶어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게 우리 프로구단의 또다른 슬픈 자화상이다.
 요즘 부산 구단은 당대 최고의 축구스타 안정환을 이탈리아 페루자로 넘겨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일 여론의 질책에 시달린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한명이라도 더 외국무대로 진출시켜야 하는 판에 100만달러라는 '푼돈'에 눈이 멀어 그를 붙들어선 안된다는 우국충정의 목소리 일색이다.
 그러나 부산 구단 또한 엄연한 기업이다. 더 많은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외국 구단이 있다면 시간을 두고 그쪽과도 협상을 벌이는 게 순리다. 그런데도 월드컵이라는 명분만을 앞세워 구단의 실리는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얼마전 부산 구단의 모기업인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남의 사무용 빌딩 I타워를 미국 부동산자본에 7000억원이 넘는 돈을 받고 넘겼다. 현대산업개발이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상당수 외국자본들은 강남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I타워를 그동안 싼값에 후려칠려고 몇차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은 오랜 흥정을 통해 당초 기대치 이상을 챙겼다는 후문이다. 안정환도 I타워처럼 시장논리에 맡겨놓으면 안될까. 〈 스포츠조선 류성옥 기자 watchdo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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