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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세레머니 전쟁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1-05-08 / 조회 : 909

[아디다스컵] 수원 vs 부산 결승 1차전

9일 수원서 결승 1차전
팬서비스 또다른 볼거리 맞대결
 FIFA(국제축구연맹)는 다음달부터 골을 넣은 선수가 기쁨에 넘친 나머지 웃통을 벗어제치더라도 묵과하기로 했다. 그동안 흥분에 겨워 웃옷을 벗었던 선수들에겐 가차없이 옐로카드가 주어졌던 게 관례. 하지만 이같은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여론이 분분했다. 골을 터뜨렸을 때 느끼는 그 짜릿한 희열은 골맛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선수들의 주장. 그래서 이번 결정은 FIFA가 최근에 단행한 변화 중 가장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국내에서 골세레모니를 가장 멋드러지게 하는 선수는 '앙팡테리블' 고종수(23·수원 삼성). 골을 터뜨린 뒤 마치 체조선수처럼 공중을 한바퀴도는 덤블링은 그만의 전매특허다. 골을 구경해서 기분좋은 관중들에게 고종수는 재주넘기로 '애프터서비스'까지 하는 셈이다.
 덤블링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선수는 외국에서도 극히 드물다. 하긴 어지간히 몸이 유연하지 않고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고난도 기술인데다 자칫 부상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 수원 코칭스태프도 몇차례나 "자중하라"고 당부했지만 그게 인력으로 될 일인가.
 고종수는 지난 5일 전북과의 준결승에서 새로운 골세레모니를 선보였다. 일명 '배째라' 버전. 배를 쑥내밀며 상대팀 응원석의 약을 올렸다. 자기 주장이 확실한 신세대식 골세레모니다.
 '유고 폭격기' 마니치(29·부산 아이콘스)의 '애프터서비스 정신'도 만만찮다. 큰 덩치 탓에 공중제비 같은 묘기는 부리지 못하지만 그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마니치의 골세레모니는 백과사전식이다. '폭격기'란 별명에 걸맞게 골을 넣은 뒤 양팔을 쫙 벌리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는가 하면, 어떤 날은 유니폼 상의를 뒤집어 쓰거나 잡아 흔들며 포효한다.
 마니치도 그만의 특징이 있다. 골은 넣은 뒤에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쉴새 없이 지껄인다는 것. 물론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들 뿐이다. 때문에 심판들 사이에서 그는 불평불만이 많은 선수로 찍혀있다. 부산 벤치가 "괜히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말려도 봤지만 골세레모니라는 게 본능에 가까우니 쉽게 고쳐지지 않는단다.
 9일 오후 7시 수원구장에서 벌어지는 2001아디다스컵 조별리그 결승 1차전에서 누구의 '애프터서비스'를 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류성옥 기자 watchdog@〉
양팀 역대전적

수원 14승 5무 8패 우세
 아디다스컵 우승컵을 놓고 맞붙게 될 부산과 수원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으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부산은 초반 연승 신바람을 불며 일찌감치 4강행을 결정지은 반면 수원은 극도의 부진을 씻는 연승행진속에 간신히 4강에 진출했다.
 부산은 올시즌 초반 대전 부천 전북을 90분 경기서 연파하며 승점 9점을 확보,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갖췄다. 이 3경기서 나온 6골중 마니치 우르모브가 기록한 골이 4골. 초반 선두질주는 용병의 발끝에서 나온 셈이다. 3연승 뒤 부산은 1패→2승→1패→2승을 기록했고, 이런 기복없는 성적의 중심엔 팀내 득점 선두(5골)인 우성용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4강엔 여유있게 진출했지만 준결승전서 승부차기(4대3) 끝에 성남을 간신히 따돌린 탓에 부산의 기세는 다소 꺾였다.
 부산이 여유있게 4강에 올랐다면 수원은 한달사이 지옥과 천국을 모두 경험했다. 무더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클럽컵에 참가한 뒤 3월말 귀국한 수원은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로 전남 성남 안양에 내리 무릎을 꿇었다. 실로 오랫만에 겪은 꼴찌였지만 수원의 부진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다. 3연패 뒤 파죽의 6연승으로 꼴찌에서 일약 조선두로 도약, 4강행 티켓을 거머쥐더니 준결승전에선 전북을 한수높은 경기운영을 앞세워 2대1로 꺾었다.
 '부산 하향세, 수원 상승세'의 현상황과 마찬가지로 역대전적에서도 수원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수원은 부산과의 통산상대전적에서 14승5무8패로 앞서있고, 한시즌도 부산에 뒤진 적이 없이 최소한 동률 이상의 성적을 유지해왔다. 게다가 수원은 홈경기로 열린 부산전서 10승3무1패를 마크, 수원구장을 '부산 사냥터'로 삼아왔기 때문에 수원에서 열릴 결승 1차전의 승부는 수원의 우세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 김세훈 기자 shkim@〉
양팀 아킬레스건

 9일과 13일 벌어지는 2001 아디다스컵 조별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벌일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콘스는 두팀 모두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 두팀이 상대 수비의 약점을 얼마나 집중적으로 파고드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아디다스컵 9경기(준결승 포함)서 14점을 내줘 전북과 함께 최다실점팀이 됐다.
 부산 수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험지역에서 반칙을 범해 상대팀에 프리킥을 많이 내주는 것. 부산이 결승전에서 '프리킥의 마술사' 고종수가 버틴 수원에 프리킥 찬스를 많이 내준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김호곤 부산 감독도 이를 의식해 "위험지역의 파울을 조심하라"고 선수들에게 여러번 강조했다.
 부산 심재원은 투지는 좋지만 조직적인 커버플레이에 문제가 있고 장대일은 몸싸움을 싫어해 상대 공격수들의 문전 진입을 쉽게 허용하는 약점이 있다.
 김 호 수원 감독은 데니스, 산드로, 서정원의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로 중앙돌파를 시도해 부산 수비진의 PA 지역 파울을 유도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수원도 수비진이 취약하기는 마찬가지. 수원은 포백의 발이 느리고 수비진이 앞쪽으로 밀고 올라가다 뒷쪽에 공간을 내줘 2선에서 돌아들어가는 상대 공격수들을 놓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수원이 쉽게 실점하는 것도 다 이때문.
 또 부상중인 김영선 대신 출전중인 조성환도 불안하다. 지난 3월8일 안양전 이후 계속 뛰고 있지만 올해 입단한 신인으로 결승전같은 비중 있는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지 의문. 그리고 노장 이병근과 신홍기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김호곤 감독은 "수원 수비진 뒤쪽으로 하리가 패스를 찔러주면 스피드 좋은 마니치와 전우근이 돌아 들어가 충분히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또 수원 노장 수비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이용하기 위해 부산 공격수들이 좌우로 많이 흔드는 공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장원구 기자 playmaker@〉
양팀 감독 출사표

중-고 고향 선후배... "양보는 없다"
 9일 오후 7시 수원구장에서 조별리그 결승 1차전을 갖는 수원 김 호 감독(57)과 부산 김호곤 감독(51). 통영중-동래고 동문에 고향까지 같은 이들이지만 "승부의 세계에선 결코 양보가 없다"면서 정면승부를 외치고 있다. 양 감독의 출사표를 들어본다.
김호곤 부산감독 김 호 수원감독
 수원은 공격력이 강한 팀이다. 이때문에 고종수 데니스 산드로 등이 중심이 된 수원의 공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나서면 승산이 있다. 특히 위험지역에서의 반칙을 자제해 프리킥을 허용하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또 프리킥을 허용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각도에서 벽을 쌓는 훈련을 충분히 했다. 그러나 수원은 공격력에 비해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최근 골감각이 좋은 우성용 마니치 등 공격수들에게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라고 주문했다. 9일 원정경기부터 기선을 제압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 경기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예선리그에 이은 준결승, 그리고 곧바로 닥친 결승전 등 잦은 경기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컨디션도 많이 저하되어 있다. 따라서 체력 및 컨디션의 회복속도 또한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결국 빠른 회복력과 집중력의 싸움이 될 것이다. 마니치와 하리, 우성용 등이 전방에 포진한 부산은 어느 팀 못지 않게 공격력이 좋은 팀이다. 이들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여러가지로 힘들어지는 만큼 선취골로 기를 꺾는 게 중요하다. 특히 1차전은 수원에서 벌어지는 만큼 부산은 수비를 튼튼히 할 게 분명하다. 대신 그 틈을 뚫고 선취골을 잡아내면 만회를 위해 부산 선수들이 앞으로 나오게 될테고 그 만큼 수비벽은 얇아지게 될 것이다. 홈경기를 반드시 잡고 부산 2차전을 여유있게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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