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태극전사’ 이정협, “늘 부산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으로”

등록일자 : 2019-09-16 10:51:10 조회수 : 1049
벌써 대표팀 6년 차.

부산아이파크의 ‘믿을맨’ 이정협이 태극마크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정협은 9월 5일 조지아,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호주, 이란과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 이어 또 파울루 벤투 감독 부름을 받았다.

월드컵을 향한 첫 항해에 승선한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 이정협은 “이런 중요한 경기에 벤투 감독님이 불러주셔서 감사했다. 가서 좋은 모습 보이려 노력했다.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뿌듯해했다.

잠시 대표팀과 멀어졌던 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과 최종 예선까지 꾸준히 뽑히고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그해 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로 임대됐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이로 인해 팬들에게 서서히 잊혔다.

이정협은 “솔직히 대표팀, 러시아 월드컵 생각은 하려야 할 수도 없었다. 일본에 가서 제 모습을 못 보여 구단, 팬들에게 죄송했다.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외국인 선수로 갔으니 결과를 냈어야 했는데...”라며 1년 전을 떠올렸다.

아쉬움을 가득 안고 올해 부산으로 돌아왔다. 승격 청부사 조덕제 감독 품에 안겼다. 조덕제 감독은 “믿는다, 잘해보자”며 이정협을 독려했다. 책임감이 컸다.

“조덕제 감독님이 공격축구가 내 스타일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잘 맞을 것 같다. 마음 편히 먹고 하자고 해주셨다”며, “나도 믿음이 생겼다. 자신감을 갖고 임하니 골도 많이 넣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소속팀에서 계속된 출전, 연이은 득점포까지. 벤투 감독이 주저 않고 이정협을 호출한 이유다. 이미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아시아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6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짧지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5일 조지아전에서는 전반을 소화했다.

이정협은 “벤투 감독님은 훈련할 때나 개인보다 팀을 늘 강조하신다. 이번에 불현듯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해외 원정을 갔는데, 2014년 말 A매치에 데뷔했을 때 그런 설렘이랄까. 그때는 어렸는데, 지금은 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예전에 대표팀에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몸 관리, 각자의 패턴, 이 선수들과 언제 또 같이할까. 그런 마음. 계속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협이 대표팀에 가면 늘 그런 이야기가 돈다. 공격수는 결정적일 때 한 방이 필요하고, 골이 생명인데. 팬들은 항상 의문을 제기한다. 본인도 알았다.

“보는 사람 따라 다르다. 골을 공격수라면 넣어야 하는 게 맞다. 팀에서 많은 득점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골로 승패가 갈린다.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경기에 들어가면 항상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한다.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며 발전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이정협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일부 여론과 달리, 잘 알고 함께 지낸 이들의 의견은 확실히 다르다. 이정협은 부산 팬들의 자부심이자 꿈나무들에게 귀감이다. 후배들은 볼보이하면서, 영상까지 돌려보며 이정협을 바라보며 꿈꾼다. A대표팀 바로 아래인 올림픽 대표팀(U-23) 이동준, 김진규 역시 늘 최고라고 찬사를 보낸다. 부산의 얼굴이다.

이정협은 “보는 눈이 많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국가대표에 가면 부산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가슴 속에 부산을 품고 있다. K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다 쏟아내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부산의 얼굴이라는 건 동의할 수 없다. 동준이나 진규 같은 친구들이 있다. 후배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물에 풀어놓은 고기처럼 휘젓고 다닌다. 인물도 기량도 좋다”고 웃었다.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없느냐 묻자, “워낙 잘해서 할 이야기가 없다. 나는 어릴 때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프로에 오고 대표팀에 가게 됐다. 어릴 때 눈에 안 띈다고 기죽을 필요 없다.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제 시즌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정협은 앞에 놓인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부산의 승격이다. 두 번째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다.

이정협은 “부산의 다이렉트 승격을 반드시 이루겠다. 늘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이제 내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팀에서 잘하면 대표팀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눈앞에 있는 일이 먼저다. 2022 월드컵은 나중 일이다. 꾸준히 소집돼서 좋은 모습 보여야 한다. 일단 현재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